드라마에서는 악역으로 익숙한 배우 이소연 씨. 웃는 얼굴보다는 살벌한 얼굴이 익숙할 법 한 이 배우와 함께 지난 9월, 아프리카 차드에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역시, 연기는 연기였다는 말이 이해가 갔을 정도로 착한 미소가 어울리는 이소연 씨와 마음 따뜻했던 차드의 봉사활동기를 들려드립니다.

"안 갈 이유가 없어요. 너무 잘 알아요. 아프리카가 얼마나 도움이 많이 필요한 곳인지요. 알면서 어떻게 안 가요." -배우 이소연-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차드(Chad)
아프리카 사헬지대에 위치한 차드. 30년이 넘도록 오랜 내전을 겪고,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기후인 탓에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이곳. 특히 배우 이소연 씨가 방문한 9월은 헝거 갭(Hunger gap)* 과 우기가 겹치는 시기로 기근과 함께 말라리아 등 다양한 질병이 유행하는 시기였습니다.
먹을 것을 구하기조차 어려운 이들에게 아픈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병원은 너무나 먼 곳입니다. 제대로 된 도움하나 없이 손쓸 수조차 없을 만큼이 악화되어서야 비로소 찾게 되는 병원. 차드에서 가장 큰 병원인 마니(Mani) 병원과 걸음으로 꼬박 4시간을 걸어야 병원을 만날 수 있는 오지 마을. 그곳에 배우 이소연 씨가 방문했습니다

열악한 병원 상황에 아픈 아이들이 누울 공간조차 마땅치 않습니다
하루 천 원을 벌기도 힘든 차드에서 말라리아 치료를 받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 초기에 병원에 오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지만 치료비가 없어 병을 키운 채로 방문하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며칠간 돈을 모아 아픈 아이의 손을 잡고 어렵게 찾아온 병원이지만 이곳에 와도 열악한 의료시설과 턱없이 부족한 의료진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배우 이소연 씨는 차드에 방문하기 전, 전문 간호 학원을 찾아 기본적인 간호 교육을 받았습니다. 벌써 세 번째 방문하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기 때문이었죠.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은 많은데, 이 병원에 의사는 딱 2명 밖에 없어요. 의료진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치료해줄 약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밖에 없을 때, 그렇게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배우 이소연-
"조금만 빨리 왔어도...

매일매일 수많은 아이들이 중증 말라리아로 병원에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마하핫(4세)도 그 많은 아이들과 다를 것 없던 한 아이였습니다. 먹을 것을 살 돈조차 없는 할머니는 열이 끓고 아파하는 아이를 보고도 병원에 바로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증상이 심해져 며칠간 힘겹게 걸어온 병원에서 긴급히 수혈도 하고 주사도 맞으며 안정을 되찾았던 아이.
하지만, 배우 이소연 씨가 다시 방문했을 때, 마하핫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조금만 빨리 왔어도 살 수 있었다는 걸 제가 아니까...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걸어서 4시간 떨어진 곳에서 온 아이를 따라 방문한 암바골 마을.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병원에 가 본 적조차 없는 이곳에서 배우 이소연은 아이들이 사전에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모기장과 말라리아 약을 나눠주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가슴이 아팠지만 반
대로 말라리아 예방약 한 알, 주사 한 번에 기
운을 차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을 봤습니다."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이라 불리는 차드. 희망이 없을 것 같은 그곳에도 희망이 깃들고 있습니다.
빈곤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내밀어 주세요.